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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인

 

내가 심은 꽃씨가
처음으로 꽃을 피우던 날의
그 고운 설레임으로

며칠을 앓고 난 후
창문을 열고
푸른하늘을 바라볼 때의
그 눈부신 감동으로

비 온 뒤의 햇빛속에
나무들이 들려주는
그 깨끗한 목소리로

별 것 아닌 일로
마음이 꽁꽁 얼어붙었던
친구와 오랜만의 화해한 후의
그 티없는 웃음으로

나는 항상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

못견디게 힘든 때에도
다시 기뻐하고
다시 시작하여
끝내는 꽃씨를 닮은 마침표 찍힌 한 통의 아름다운 편지로
매일을 살고 싶다
 

2_1.jpg

 

 

광안리 베네딕도 수녀원에는 철철이 꽃이 핀다. 해인 수녀는 수십 년을 거기서 살았다. 수녀원 꽃밭에 해인이 모르는 꽃도 없고 해인을 모르는 꽃도 없다.

평생 꽃을 보았고 다가가 이름 불러 주었고 꽃과 놀았고 꽃을 노래했다. 그것이 모두 기도가 되었다.

꽃기도는 하늘에 닿아 반달로, 구름으로, 무지개로 떴다. 해인 스스로 꽃이었다 

-법정스님과 해인수녀님은 문학의 동반자-

 

 

 

 1977년 여름 스님께서 제게 보내주신 구름모음 그림책도 다시 들여다봅니다. 오래전 스님과 함께 광안리 바닷가에서 조가비를 줍던 기억도, 단감 20개를 사 들고 저의 언니 수녀님이 계신 가르멜수녀원을 방문했던 기억도 새롭습니다

                            이해인수녀님 과 법정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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