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영화 얘기를 하나 해야겠다. 남북전쟁 영화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같은 대작이 여럿 있지만 필자의 기억에 제일 남아있는 명작은 게리 쿠퍼가 나오는 “우정있는 설복 Friendly Persuasion”이다. 남북전쟁이 일어나서 남부 반란군이 드리 닥치는데도 인디아나 주에 살던 평화주의 퀘이커 교도들은 비폭력 평화주의를 내세우면서 전쟁에 참여하기를 거부한다. 옛이나 지금이나 이 세상에서 퀘이커들만큼 평화를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종교인들은 드물다. 하지만 남부 반란군들이 옆마을까지 드리닥치고 집과 농장과 사람들이 불에 타죽으니까, 이제는 자신의 가족들까지 위험해지니까, 퀘이커 교도들도 총을 들고 전투에 나선다. 퀘이커 엄마 멕가이어가 젊은 아들 앤소니에게 전쟁에 나가지 말라고 달래고 협박하며 눈물을 흘린다. 아들 앤소니가 엄마에게 말한다: “A man's life ain't worth a hill of beans except he lives up to his own conscience." 사람이 자신의 양심에 따라 살지 않으면 차라리 죽느니만 못해요. 퀘이커 신도들을 포함해서 60만 장정들이 죽은 뒤에야 남북전쟁은 끝난다. 피부색이 검은 흑인노예들까지 자유와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법적으로 확인한 다음에야 남북전쟁은 끝난다. 사람이 자신의 양심에 따라 살겠다든지, 모든 사람의 자유와 행복을 추구한다면, 평화를 절대신봉하던 퀘이커 신자들도 전쟁을 피할 수 없었다. 조선닷컴 /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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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미트리 티옴킨(디미트리-Dimitri Tiomkin. 1894-1979, 우크라이나)이
또 다시 주제곡을 만들었는데, 그가 만든 수많은 명곡들,
‘하이 눈(High Noon. 1952, 아카데미상 수상 곡)’,
‘비상 착륙(The High And The Mighty. 1954, 아카데미상 수상 곡)‘,
‘자이언트(Giant. 1956)’,
‘오케이목장의 결투(Gunfight At The OK Corral. 1957)‘,
‘로하이드(Rawhide. 1959)‘,
‘리오 브라보(Rio Bravo. 1959)’,
‘알라모(The Alamo. 1960)‘ 등등의 주제곡들 못지않게,
이, ‘내가 사랑하는 그대(Thee I Love)‘ 라는 곡도 상당히 유명한 곡으로서
티옴킨 음악의 전반적인 특징의 하나인 그 따스함이 참으로 잘 배어 있다
1957년도 미국 아카데미상의 최우수 음악상의 후보작이기도 했던 이곡은
특히 당시의 유행 음악계에서 최고의 미성가수로 손꼽히던
팻 분(Pat Boone. 1934, 미국 잭슨빌)이 불러
첫 장면에서부터 잔잔하게 흘러나오면서,
평화로운 버드웰 가족의 일상을 대변하였는데(아래 노래 +가사)
연주음악(위의 음악)으로도 1960년대까지 상당한 인기를 얻었었다.
총잡이라든가 무법자들이 출연하지 않고,
또 막 쏴죽이고 죽는 그런 핏빛 나는 서부 영화가 아니면서도,
한 퀘이커 신도의 가정을 통해 그 줄거리 전개에서 넉넉한 서부 영화의 낭만을
전해 주는 것이 역시 (이번에는 제작까지 직접 한) 거장 감독,
윌리엄 와일러(William Wyler. 1902-1981,독일)답다고 할 수 있겠는데,
‘서부의 사나이(The Westerner. 1940)’,
‘빅 컨츄리(The Big Country. 1958)’ 과 함께
그가 만든 몇 안 되는 서부극의 수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여하튼, 이런 잔잔한 서부극의 맥이 할리우드에서 끊어진지도
무척이나 오래되었는데, 그래서인지 그 희귀성 때문일까?
지금은 더욱 더 귀한 작품이 되었지만,
그나저나, 이제 이런 스타일의 서부영화는 결코 다시 나올 수 없는 것일까?
* Pat Boone 의 ‘Thee I Love’ 의 가사 +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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