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9

 

 

누구도 증오하지 않았다
"분노하기 위해 모인게 아니다"
무능했던 경찰에도 장미 전해15만 시민들 자발적 추모 나서 모두가 다짐했다

 

 


"악마가 한사람 죽일수 있어도 인류 전체를 몰락시킬수 없어" 초대형 참사가 화합의 계기로25일 저녁,

매년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열리는 오슬로 시청 앞 광장은 15만 추모 인파가 만든 거대한 장미꽃 물결로 뒤덮였다.

사흘 전 초대형 참사를 겪은 시민들은 범인에 대한 분노 대신 평화와 국민 화합에 대한 염원과 다짐으로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오슬로 시민들은 이날 오후 6시가 되자 모두 일손을 멈추고 손에 손에 장미꽃을 들고 시청 앞으로 향했다.

이날 모임은 정부나 관이 아니라 시민 스스로가 조직한 '시민 추모 대회'였다. 일부 청년들이 주말부터 페이스북을

통해 시청 앞 광장에서 대성당까지 '추모 행진'을 벌이자는 사발통문을 돌렸다. 추모행진에 참여하겠다는 서명자가 하루

새 2만명을 웃돌자, 오슬로 시청은 급히 연단을 마련했고 총리와 왕족도 참여의사를 표시했다.

 

 

 

 

 

 

 

 

 

 

 

 

 

 

 

 

 

◆인파 넘쳐 가두행진 불가능

불과 30여분 사이에 시청 앞 광장은 사무실, 가게, 아파트에서 쏟아져 나오는 15만 인파(오슬로 최대일간지 VG의 추정치)로

입추의 여지 없이 가득 찼다. 예상외 인파에 시민들 스스로도 놀라는 표정이었다.

한 60대 시민은 "오슬로 시내에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모인 것은 2차 대전 종전(終戰) 축하 집회 이후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6시 20분 시민들이 조용히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스피커에서 안내문이 고지됐다.

"톨레랑스와 화합을 위해" 테러 앞에 노르웨이가 내민 15만 송이 장미… 그 어떤 폭력과 증오가 이 장미를 이기랴…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25일 충격과 슬픔을 극복하고 인간의 존엄을 회복하기 위한 집회가 열렸다. 이날 오슬로 시청 앞에는 15만여명이 모여 장미꽃을 들고 묵념을 하는 추모제를 열었다. /AP 뉴시스

"원래 대성당까지 행진하기로 했는데, 거리가 인파로 가득 차 가두행진이 불가능하게 됐습니다

잠시 후 오슬로 시장이 연단에 나와 농담으로 슬픔에 가득 찬 시민들을 잠시 웃게 만들었다.

정부나 시청에서 이런 모임을 기획했다면 이토록 많은 인파가 모였겠습니까? 역시 시민의 힘은 위대합니다.


 

히잡 쓴 이슬람 소녀도 추모행렬에… 머리에 히잡을 둘러쓴 소말리아 출신 노르웨이 이민자 수마야(가운데)가 25일(현지시각) 오슬로 시청 앞에서 열린 추모행사에 어머니 호단(오른쪽)과 함께 참석했다. 15만명의 추모객은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장미를 들고 참석했다. /AP 뉴시스

하콘 왕세자와 스톨텐베르그 총리가 잇따라 연단에 올라 국민들에게 단합과 관용을 호소했다.
오늘 밤 오슬로 거리는 사랑으로 가득 찼습니다. 비극적 사건이 일어났지만 관용과 자유의 정신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왕세자)
"악마가 한 인간을 죽일 수는 있지만 인류를 패퇴시킬 수는 없습니다. 오늘 행진은 민주주의와 관용, 화합을 향한 위대한 발걸음입니다."(총리)

◆"우리는 희생자를 위해 모였다"
시민들은 지도자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이며, 장미꽃을 높이 치켜들고 흔들며 공감을 표시했다.

이어 나지막한 음성으로 추모곡을 합창했다. 곁에 서 있던 사람과 포옹하고 조용히 눈물을 흘리는 시민도 보였다.

경찰에게 돌 대신 꽃…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25일 열린 테러 사건 희생자 추모제에 참석한 한 여성이 경찰차 앞유리에 장미를 올려놓고 있다. 노르웨이 경찰은 이번 사건에 늑장 대응으로 피해를 키웠고 사망자 집계도 혼선을 빚어 비난을 받아왔다. 시민들은 그러나 분노를 표출하기보다 평화와 화합을 다짐하는 행사로 이날 추모제를 진행했다. /로이터 뉴시스

진행된 추모행사가 끝나자 시민들은 조용히 흩어지며 오슬로 시내 전체를 거대한 장미정원으로 만들었다.

들고 왔던 장미를 관공서 입구 계단 등에 하나 둘 내려놓았다. 테러 현장인 정부청사 거리 앞에 쳐둔 바리케이드에도

수많은 장미 꽃송이가 꽂혔다.시민들은 테러 현장 늑장 출동, 엉터리 사망자 집계 등 무능으로 질타받고 있는 경찰에게도 꽃을

건네며 노고를 격려했다. 테러범에 대해 분노하고 정부를 탓하는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라로드(26)씨는

범인에 대해 분노를 표시하려고 모인 게 아닙니다. 조국과 희생자를 위해 모인 겁니다"라고 했다.

초대형 참사를 국민 화합의 계기로 소화해 내는 성숙한 시민의식에 고개가 숙여졌다.

 

 

 

 

 

 

 

 

 

 

 

 

 

 

 

 

 

 

 

 

 

 

 

 

 

 

 

 

 

 

 

 

악마의 화신처럼 평화의 나라 노르웨이에서 자동 소총을 난사하여 100명 가까운 인명을 살해한 희대의 악한의 정체가 점차 들어나면서 세인은 더욱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악마 대표 브레이빅은 그런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뒤에도 경찰 질문에 “잔인한 짓이었지만 필요한 일이었다”고 당당하게 자기 입장을 표명하였다니 이 일을 어쩌면 좋습니까.

이 시대를 ‘말세’라고 규정하고 ‘체념’ 혹은 ‘단념’하고 사는 사람들이 생기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정말 겁나는 세상입니다. 그의 불만은 노르웨이의 집권당인 노동당의 정책에 대한 불만이라기보다는 유럽 전체의, 더 나아가 서양문명 자체의 몰락에 대한 분노가 이 흉악범의 가슴 밑바닥에서 소용돌이 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1095년 당시의 교황 우르반 2세는 가슴을 쳤습니다. “어찌하여 성지 팔레스타인이, 특히 예수께서 태어나신 예루살렘이, 이슬람교도들의 수중에 있단 말이냐. 빨리 그 땅을 되찾아야지” 그렇게 외치면서, 누구든지 이 거룩한 전쟁에 참가하는 자는 면죄의 특전을 누리게 된다며 이 ‘용사들’에게 십자가를 나누어 주었으므로 ‘십자군 원정’이 되어 아홉 차례나 이어지면서 30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습니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귀한 봉사  (0) 2011.10.17
중국집 철가방  (0) 2011.09.29
인생 2막  (0) 2011.05.29
가왕 조용필  (0) 2011.04.17
백영심 천사  (0) 2011.02.26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