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 벗님 봄 꽃을 보면서 따스한 봄 기운을 느껴 보십시요 봄꽃 축제에 다녀 오면서 저장된 사진을 올려 봅니다. |
숨 막히다, 봄 (서동안) 시집
수만의 바람결이 그토록 애원해도
끝내 열지 않았으나
아, 눈 먼 그리움은 어쩌지 못해
가슴을 열었어라
목련 몸 푸는 꽃잎 위로
징검징검 건너뛰던 애기바람
이웃집 개나리 꽃 가난한 종소리에 발목 잡혀
오도가지도 못하고
새움 돋는 라일락 가지만 골고루 쓰다듬는 오후
괜찮다, 괜찮다 하면서도
푸른 언어를 잃어버리고
햇살로 걸러낸 삶의 순간들을
일일이 손으로 주워 담으며
한 번 열린 꽃잎
옥양목 보다 더 희디흰 속살을
내 마음에 얼비치는 한나절
목련 그늘에 앉아 세월의 모서리 부딪쳐
퍼렇게 멍들어 혼자 흐르는 강물처럼
나는 숨이 막히다, 지금
블로그 (산마을) 裕谷 서동안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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